Delicious_Story@China

뒤로 검색

자전거를 도둑맞은 이의 대화

2007/11/29 15:26

중국인 직원이 자전거를 도둑 맞았다 한다.
무척 아쉽고도 짐짓 열받은 눈치인데, 다른 중국인과의 동료들과의 대화를 들어보자니

도둑맞은 직원 : 나 자전거 도둑 맞았어.
다른 직원 : (담담하게) 그랬구나. 어디서 도둑맞았는데?
도둑맞은 직원 : 대형마트 자전거 전용 주차장. 어떻게 그런곳에서까지 훔쳐가는지 원...
다른 직원 : 무슨소릴. 거기야 말로 범행대상이 엄청많이 널려있으니 더 훔치기 쉽잖아.
도둑맞은 직원 : 으이씨, 이거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을까?
다른 직원 : 중고 자전거 매매시장 가봐. 니꺼 거기 있을지도 몰라...

상해에는 중고 자전거 매매시장이 있는데, 자전거를 도둑맞은 사람이 중고자전거를 사러 시장에 갔다가, 자기가 도둑맞은 바로 그 자전거가 매장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걸 목격했다는 얘길 심심찮게 듣게 된다.
중국에서 자전거 도난사고의 범인, 즉 자전거를 훔치는 사람은 자전거를 훔쳐 자기가 타겠다는 것 보다는 그것을 팔아 돈을 챙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.

얘기가 계속 이어진다.

도둑맞은 직원 : 경찰에 신고할까?
다른 직원 : 하렴.
도둑맞은 직원 : 신고하면 찾을 수 있을까?
다른 직원 : 확률 0.0000001%다.
도둑맞은 직원 : (체념한듯) 에휴~! 그래도 이번엔 좀 낫다.
다른 직원 : 뭐가?
도둑맞은 직원 : 내 자전거 인생에서 이번것이 가장 오래탄 자전거거든.
다른 직원 : 얼마나 탓는데?
도둑맞은 직원 : 5개월.

위의 대화에서와 같이 중국에서 자전거를 산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도둑맞을 것을 전제로 한다. 다만 얼마나 타고 도둑맞느냐는 것이 관건인 것이다.
중국에서 30년을 살아온 저 직원이 가장 오래 탄게 고작 5개월이라 하니 자전거 도둑질이 얼마나 심한가를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다.
자전거에는 기본적으로 모두들 자물쇠를 달고 다닌다. 그러나 도둑맞을 팔자는 자물쇠도 소용 없다.
자전거를 가로수에 묶어 놓으면 가로수를 베어서라도 훔쳐간다는 얘기까지 있다.
자전거가 새것일 수록, 기능이 많은 고가품일수록 도둑맞는 주기는 짧아진다.
그 수많은 자전거 행렬 중에서 기어가 달린 MTB나 빤짝빤짝한 새자전거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, 녹슬고 삐그덕 거리는 자전거가 대부분인 이유가 바로 이런 때문일 것이다.

본인의 집에도 변속기어에 접을 수 있는 자전거 한대가 바퀴에 흙도 몇번 못 묻히고 녹슬어가고 있다.
타고 나가서 어딘가에 세워놓으면, 올때는 걸어서 돌아올 확률이 매우 높으니까...

Tags

도둑, 자전거
이 페이지는 Textcube 1.10.7 : Tempo primo 로 구동됩니다 데스크탑 화면